생활법률

일대일 대화도 사이버 명예훼손 성립할까

하루를산다는것 2024. 4. 20. 06:38

(사례) 박 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정 씨라는 여성이 이 씨로부터 돈을 받고 상사의 사생활을 제보했다는 내용의 글을 작성하여 정 씨가 동료 블로거인 오 씨임을 암시했습니다. 이에 대해 OO라는 블로그 회원이 박 씨에게 일대일 대화로 정 씨가 누구인지 물었고, 박 씨는 정 씨가 실제로 오 씨이며 필요하다면 증거를 제시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박 씨의 행동이 사이버 명예훼손에 해당될까요?

 

일대일 대화도 사이버 명예훼손 성립할까

명예훼손

명예훼손은 특정한 사실 또는 거짓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범죄의 일종입니다. 공연성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최근 명예훼손법의 추세는 인터넷에서의 대화로 인한 명예훼손 소송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사이버 명예훼손을 포함한 명예훼손 소송은 일대일 대화를 나눈 사람을 상대로 제기되고 있는데,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을까요?

 

명예훼손의 요소로서의 공연성

공연성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인식될 수 있는 상태를 말하며, 한 사람에게 사실을 유포하더라도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유포될 우려가 있으면 공연성의 요건을 충족하지만, 유포의 우려가 없는 경우에는 특정인에게 유포하더라도 공연성이 인정되지 않습니다(대법선고83도3292판결).

 

공연성이 인정된 경우

 피고인은 소송에세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피해자가 근무하는 공단 전산망에 설치된 전자게시판에 "모 직원은 공단과 직접 관련된 소송에서 공사가 신청한 증인으로 출석하여 양심에 따라 진실한 증언을 하겠다고 선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허위 사실을 증언하였고, 그 결과 위증죄로 고소를 당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다시 양심을 저버리고 헌법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했고, 결국 검찰의 기소유예 결정이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제기했지만 기각당했습니다. 이 모든 사실이 공직자로서의 품위를 손상시켰으므로 공단은 적절한 인사 조치를 취하고 공론의 장에서 의견을 표명해야 한다"라고 글을 게시하였습니다.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게시물에 포함된 사실이 진실이지만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이 게시물의 주된 내용인 점, 표현 방법, 전자게시판은 공단 전 직원이 볼 수 있는 점,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의 명예가 훼손되고 실추된 정도 등에 비추어 볼 때 전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은 옳았습니다(대법선고 99도5734판결).

 

공연성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

판례는 주로 동료, 친구, 가족, 상사 등에게 유포된 경우에는 유포의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피고인이 몇 사람의 손님이 있는 다방에서 자리를 멀리하여 떨어져 있었으며, 피고인과 상대방이 친밀한 업무관계에 있고, 대화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공소장기재 등의 사실을 말하게 되었는데 그 말을 들은 상대방이 피고인에게 왜 그런 말을 하느냐고 힐책까지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또한 상대방이 실제로 위 사실을 유포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고, 이러한 상황에서 특히 그 말을 들은 사람과 피고인의 관계에 비추어 볼 때 그러한 말이 유포될 위험성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그 말이 공연성이 없다고 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합니다. (대법선고83도891판결).

 

어느 사람에게 귓속말 등 상대방만이 들을 수 있는 방법으로 피해자가 OO와 부적절한 성관계를 가졌다는 사실을 말하거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저하시키는 사실을 말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이야기가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우려가 있다고 볼 수 없어 명예훼손의 구성요건으로서의 공연성 요소를 충족하지 못하고, 자신이 들은 말을 스스로 타인에게 전파하였더라도 위 결론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대법선고2004도2880판결).

 

사례 결과

원심은 피고인의 인터넷 블로그에서 OO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사람과 피고인 사이의 대화는 일대일 비밀대화로써 공연성이 없으므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거짓의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인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인식되는 상태를 의미하므로, 한 사람에게 사실을 유포하더라도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유포될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 요건을 충족한다 할 것입니다.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원심이 본 일대일 비밀대화는 피고인이 OO의 인터넷 블로그의 비공개 채팅방에서 OO와 나눈 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대화가 인터넷을 통해 일대일로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대화 상대방이 대화 내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고, OO이 비밀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다고 하여 대화 내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원심이 판단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그 대화가 공연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대법선고2007도8155판결).

반응형